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의 직장생활 이야기입니다.
비록 저는 토목인이지만,어쩌면 중소기업을 다니는 사람들의 공통된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합니다.
밑에는 아무도 궁금해안하는 중소기업 직장생활이야기 1편입니다.
토목 중소기업 신입사원 설계사 직장인은 어떻게 회사생활을 하는가(생생후기) 1편
토목 중소기업 신입사원이 어떤식으로 회사생활을하는지 생생하게 보여드리겠습니다. 물론 부서바이부서,케이스바이케이스이므로 제 생활이 무조건 토목쟁이,설계쟁이의 삶은 아니기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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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13:00
오전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도 모를정도로 빠르게 시간이 지나갔다.
그러다 어느새 밥먹을시간이되었다.밥을 먹어야한다.그래야 일할 힘을 얻을 수 있기때문이다.
나는 우리회사의 뻐꾸기다.언제부턴지 모르겟는데,항상 12시만되면 나는 '식사하고 하시죠'라고 우리부서 팀장님,상무님께 전하면서 점심시간을 시작하였는데 이게 발단이었나보다.
난 분명 '우리부서사람들'에게 말한건데 , 내 목소리에 맞춰서 경영부,사업부,주변사람들이 모두 밥을 먹으러간다.그래서 나는 회사사람들에게 12시를 알려주는 뻐꾸기라고 불리기 시작하였다.
식당은 협약을 맺은건지 어떤건지모르는 옆 건물 뷔페식당으로 가면된다.
맛은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는데 '최악'이다.먹으면서 실시간으로 기분나빠지는 식당은 처음이다.
그야말로 배를 채우러 가는 것 그 이상이하도아니다.
다른 식당을 가도되는데,금액한도가 터무니없이 낮고,추가비용은 내 돈에서 빠져나가며, 매번 영수증을 첨부하여 매달 결재를 맡아서 환급받아야하는 번거로움때문에 나는 왠만하면 그냥 협약을 맺은 식당으로간다.
사실 이쯤되면 밥을 먹는건지,사료를 먹는건지 분간이 가지 않기도하다.
맛이 너무 없는 나머지, 이미 옆 부서 어떤사람들은 어느순간부터 이 식당을 단 한번도 오지 않기 시작했다.
그렇기에 그 부서 사람들은 월말이되면 영수증을 한 한뭉치와 혈투를 벌이는 기이한 풍경을 볼 수 있다.
어찌나 이 식당이 맛없냐면, 내가 이 식당에서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은 후식으로 제공하는 매실음료수일뿐이다.
13:00-16:00
오전에 대리가 퇴사를 했기때문에 나는 난감해졌다.
둘이해야할 일을 혼자해야하기때문이다.
다행히 옆에 늙지막한 상무님이 나의 일을 도와준다.
상무님은 컴퓨터는 미숙하지만 짬에서나오는 바이브로 일을 지휘하신다.
나는 컴퓨터관련된 기능적인것과,빠르게 할 수 있는 일을 주로 맡아서하며, 상무님은 이게 옳게되는건지 판별해주는 역할을하기때문에, 일을 하고있다보면 이 광경은 마치 앉은뱅이를 장님이 업어주며 걸어다니는 이야기 따위가 머리에 떠오르게도한다.
우리팀이 서커스를 하고있다!라고 생각하며 다른팀을 둘러보면 상황이 나은 것이 아니다.아니,오히려 더 나쁜경우가 허다하다.
2~3명으로 모든것을 돌리는 팀은 심지어 연차를 몸이 아프지않는한 아예 못쓰기도하며,거의 1명이서 일을 돌리는 관리팀은 낑낑거리며 전화기를 붙잡으며 2달연속 출근을 하는 사람도있다.(그 사람은 지난달에 퇴사하였다.)
그렇기때문에 어떤팀은 1명이 그만두면 아예 팀이 해체가되기도한다.실제로 그런 케이스를 두눈으로 봐온 나는,팀원이 4명이라는 사실을 다행으로 여긴다.근데 이게 다행인건가.오늘 한명이나갔는데?
16:00-18:00
오늘 하는 일은 측량해온 도면을 가지고 요리를 하는 것이다.
면적을 산출하고 도면에 살을붙여서 수량을구하고 예쁘게 다듬는다.
예쁘게 다듬는것은 공사비와는 하등 상관이없는 일이지만,안 다듬고 담당자에게 들이밀면 빠꾸를 맞기때문에 어찌보면 가장 중요하기도 한 일이다,
그래서 이쁘게 도면을 못 만들면 인간이 알아보게라도 도면을 만들어내야한다.
하지만 이 문제는 쉽게 해결이된다.예전에 비슷한 프로젝트를 하던 샘플도면을 참고해서 거의 같게 만들면 되기때문이다.
뭘 창조적으로 하려고하지말아야한다.그냥 전에 했던 인간들이하던 방식대로하면 문제가없다.창조성은 공사비를아낄때나 쓰면된다.
오늘 만들 도면은 5장이다.말이 5장이지 하루만에하기 무척 버거운 일이다.내가 어찌저찌 도면을 만들면 상무님이 내일 이것을 들고 관계자들을 만나서 협의를해야한다.
회사차는 2대밖에없는데, 이미 다 타 부서에서 빌려간 상태라서 개인차로 운전해서가야하는 불운함을 감수해야한다.복불복 차 빌리기챌린지는 계속된다.
다행히 이번 협의는 '가도면'정도로 만들면되기때문에 사소한 오차는 무시하고 출력한다.
그런 오차는 협의가끝난다음에 수정하면된다.일단 우리의 목적은 우리가 이러이렇게 공사를 할거다 하면서 도면을 보여주면되는것이다.
진짜 빛의속도로 도면을 만들고 잘 하면 정시퇴근을 할것만 같은 기분좋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그런 기쁨도잠시.도면에 추가를 해야할 것이 생겼다.딱봐도 족히 30분은 더 걸릴 것 같다십라.그렇게 어느새 시침은 일직선으로 서서 오후 6시를 가리켰다.항상 아무 일도 없다가 퇴근하기 직전인 5시30분에서 6시사이에 일은 터진다.그리고 주무관한테도 가장 전화가 많이 오는 시간이다.이것은 공식이라고봐도 무방하다.
18:00-19:00
다른팀 사람들이 인사를 하고 퇴근을한다.
어떤팀은 칼퇴가 당연한것이지만,설계쟁이들은 6시가 되기 1분전이되도 내가 언제 퇴근할지는 미스테리이다.
조그마한 기업은 초과근무수당이라는 것은 다른나라이야기이다.
우리는 야근을 하면 그냥 야근을 하는것이다.
어떤 상무님은 야근수당은 연봉에 포함되어있다는 이상한 소리를한다.
"그거 연봉에 조금씩 포함되어있는거야."
나는 그것을 전혀 믿지않지만,어찌할 도리가없다.연장근무가 시작된다.
내일 도면을 가지고 담당자를 만나러 가야하는데 오늘 그냥 퇴근하면 빈손으로 가야하기때문이다.
오후 7시가되자 간신히 플로터기,프린트기를 왕복해가며 도면을 4부씩 출력을하였다.줘야하는 인간들이 몇 명이있기때문이다.그리고나서 도면을 상무님의 서류가방에 넣어드리고,나는 튀어나가듯이 퇴근을 찍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야근하는 날치곤 일찍 가는 날이다.
새벽 3시가되도록 수량이 안맞은 날의 악몽이 나의 뇌리를 스치자,"아 오늘은 일찍 집에가는구나"라고 생각이 든다.
1시간 늦게 퇴근하면서 일찍간다는 기분이 드는것을보면 나도 제 정신은 아닌 것 같다.
집에 8시반쯤 도착하여서 맥주한캔이 울적한 기분을 달래주지만 어머님이 나를 맨날 퇴근하고 맥주먹는 알코올중독자로 취급을하자 울화가 치민다.
지하철과 버스에서 나같은 인간들의 군상을 쳐다봤던 것을 떠올리며 하루가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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