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 중소기업 신입사원이 어떤식으로 회사생활을하는지 생생하게 보여드리겠습니다.
물론 부서바이부서,케이스바이케이스이므로 제 생활이 무조건 토목쟁이,설계쟁이의 삶은 아니기때문에 재미로만 봐주시기 바랍니다.그러면 시작해보겠습니다.생동감을 전하기위해 반말을 사용하겟스빈다.
1.09:00-10:00
출근을한다.이번주는 출근을 하자마자 해야하는 일이있다.
왜냐하면 이번주가 바로 우리부서에서 탕비실을 관리하는 날이기때문이다.
우리부서라고했지만 사실상 막내가 해야한다.내가해야한다신발.
아 그럼 관리해주는사람을 고용하면 되냐고 나에게 물을 수 있지만,우리회사에는 급훈이있다.
1번은 '복장은 자유롭게' 이고, 2번은'지출을 아껴라'이다.
청소는 직원을 시키면되는데 돈주고 쓰라고? 대가리에 총맞았으?
여하튼 한차례 한숨을쉬고 나는 탕비실로향한다.
커피기계의 물을 리필하고,커피콩이 부족한지를 체크한 뒤에 커피찌꺼기를 검은 비닐봉투에 툭툭담는다.
이 모든게 어찌나 자연스러운지 나는 내가 입고있는 복장이 혹시 바리스타복장이 아닌가 살펴본다.
가끔은 내가 캐드나 업무보다는 커피기계관리하는데 더 소질이 있나하는 의구심이 들때도있다.
하지만 후술을하겠지만 오늘은 그렇게 한가한 날이 아니다.그래서 나는 속으로 ㅅㅄㅂ하면서 밑에 받침대를 박박닦는다.
이렇게 열심히 커피기계를 닦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카페인이 몸에 안맞아 한잔도 먹지 못하는 몸이다...그래서 항상 청소를 할 때마다 죽써서 개나 주는 느낌이 안 들수가없다.
머리로는 투덜투덜거리지만 어느새 믹스커피,차 등의 소모품까지 모조리 채워 넣은 뒤에 그나마 마실 수 있는 보리차를 한포를 낚아채서 찬물과함께 자리로 돌아간다.
10:00-12:00
오늘은 우울한날이다.직원이 또 퇴사를 하기때문이다.그것도 무려 대리급이 퇴사를한다.
퇴사라고하지만 사실 돈 많이 주고 더 좋은 곳으로 이직을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왜냐하면 토목쪽은 대리,과장,차장이 귀하기때문에 사람답게만 일을 하면 원하면 좋은곳으로 얼마든지 이직이 가능하다.
대리,과장등이 인기가많은 이유는 한창 일을 빠릿빠릿하면서도 고여버린 상무,전무급보다 연봉이 싸기때문이다.
한마디로 값싸게 부려먹기좋음.
그렇기에 그들은 밑에 회사에서 좀 구르고 한 3~5년 경력이쌓이다보면 대기업으로 쉽게 이직이 가능하다.
기사자격증 이딴거조차 필요없다.물론 있으면야 매우 좋지만 크리티컬한 요인이아니다.어떤 프로젝트를 맡아서 했냐,어떤 공정을 했냐,어떤사람을 아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토목쪽이 조그마한 중소기업같은경우에는 계급이 모래시계형태로 구성되어있다.
사원1~2명에 대리,과장,차장,부장은 없고 상무,전무,부사장이 있는 기이한 구조이다.
그리고 설계사들은 일 특성상 윗대가리도 모조리 업무를 하고있다.
뒷짐지고 결재만 받는게 아니라,뒷짐지고 결재받으면서 일도 똑같이 한다.
대리,과장이 할 일을 사원이하고있고,차장,부장이 할 일을 전무,부사장이하고있는 것을보면,교과서랑 사회생활이랑은 정말 다르구나 싶은것을 실감한다.
중간계급이 전멸했기때문에 모든 직원이 중간으로 모여지는것이 꼭 꿀 한방울에 모여드는 개미같다는 생각이 들기도한다.
어쨋건 퇴사를 하는 직원은 인수인계를하고 인사를 하고 이제 퇴사를하려고하는데 같이 일을하던 상무님이 윈도우좀 다시깔아주고 가랜다.
그렇게하자 그 퇴사하는 직원은 난색을 표하지만,너 이바닥 좁다 이런말하면서 마지막까지 부려먹는다.
사실 그 직원은 이미 어제 퇴사를 해야했지만,인수인계때문에 오늘 시간을 내서 나온것이었다.
하지도 않아도될 일을 그 직원은 그나마 남은 정때문인지 상무님의 잡무를 마치고 총구에서 나온 총알마냥 달아나버린다.
인수인계를 받은 나는 표정이 어두워진다.
둘이하던일을 이제는 혼자서해야하기때문이다..
(2편에서 계속..)
'토목직장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소기업 직장인 직장생활 이야기 2편(토목설계사의 하루) (2) | 2023.06.01 |
---|